[인터뷰] 나눔관과 일만관은 여전히 높은 ‘배리어’


장애 당사자 우준하씨가 말하는 성공회대 배리어프리 현실


▲ 성공회대 대학원 국제문화연구학과에 재학 중인 우준하 씨. ⓒ이주영 기자
▲ 성공회대 대학원 국제문화연구학과에 재학 중인 우준하 씨. ⓒ이주영 기자


지난 11월 4일, 성공회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우준하 씨를 만났다. 그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니며, 학내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다. 배리어프리란, 고령자나 장애인의 생활 장벽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말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성공회대, ‘배리어프리’한가

우준하 씨는 올해 초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국제문화연구학과에 입학했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부하고 있으며, 제5대 인권위원회에서 장애 부문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그는 뇌병변 장애가 있어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우 씨는 공주대 대학생 시절, 충청평화나비 활동을 했다고 한다. 활동은 매주 대전에서 진행됐는데, 공주대에서 대전까지 휠체어로 대중교통을 타고 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시외버스는 대개 민간회사에서 운영해서 리프트와 같이 교통 약자를 위한 공공시설 수익성이 낮기에 설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휠체어에서 내려 직접 걸어가서 버스를 타야 했다. 이때부터 우 씨는 장애인 이동권과 배리어프리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 씨에게 성공회대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그는 “인권과 평화의 대학이라고 하면서, 배리어프리가 너무 미흡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인권위원회실이 있는 나눔관은 휠체어 진입이 자체가 불가능하고, 대학원 연구소는 일만관 4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항상 걸어 올라가야 한다.


■ 나눔관 경사로, 일만관 엘리베이터 설치 요구했지만...

우 씨는 학교 총무처와 학생복지처에 나눔관 경사로와 일만관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만관에 대해서는 예산이 없고 건물 구조적으로 설치가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 나눔관의 경우도 돈이 들기 때문에, 차라리 인권위원회실과 학생회실을 다른 공간으로 옮기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우 씨는 공간 이동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다녔던 공주대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있다. 공주대 장애학생지원센터에는 전동휠체어와 점자정보단말기 등 장애 학생을 위한 다양한 학습 보조기기는 물론, 별도의 학습실과 휴게실, 행정실이 있다. 센터 담당자가 장애 당사자였고, 상주하는 근로 학생이 있어서 도움이 필요할 때 바로 요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회대는 독립된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없고, 학생복치처 내 장애학생지원부서만 있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또 승연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접근이 어렵다고 한다.


물론 우 씨가 지속해서 시설 개선을 요구한 결과로 변화도 생겼다. 정보과학관 1층 정문과 내부 학습실, 승연관 2층에 등 전동휠체어 진입이 수월한 자동문이 설치됐다. 일만관, 미가엘관, 정보과학관 화장실에는 비데가 설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나눔관과 일만관의 접근성 문제가 남아있다. 학습 및 생활에 도움을 주는 활동 보조 학생이 부족한 점도 짚었다.


■ 배리어 프리, 학교가 해야 하나 국가가 해야 하나

우 씨는 배리어프리 문제의 원인으로 장애학생 입학전형 제도의 부재를 말한다. 이전 공주대는 장애 학생이 100명 정도 있었다고 한다. 장애 학생이 많았던 공주대에는 장애 학생 학생회가 따로 있었었고, 따라서 직접적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조직되고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반면 성공회대에는 공식적인 장애 학생으로 등록된 사람은 모두 3명이다. 그는 이러한 격차를 장애 학생 입학전형의 유무의 차이로 진단한다.


입학홍보처 김규환 팀장은 “성공회대는 장애학생 입학전형제도가 따로 있지 않지만, 일반 전형에서 장애 학생의 입학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선에서 대학 입학을 할 수 없는 사회적 배경에 공감하면서도, “장애학생 입학전형이 시행될 경우 다양한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입학할 것”을 우려했다. 성공회대에 다양한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신설해야 하는 시설이 많은데, 이를 지금의 재정 안에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김 팀장은 일만관 엘리베이터 설치에 대해 “(학교 측에서) 알아봤는데, 몇천만 원에서 1억 가까이 나온다”며, “도저히 개별 학교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배리어프리 시설은 각 학교만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국가의 의지와 지원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 그리고 이를 넘어선 연대

우 씨는 직접적인 당사자의 요구로 환경이 개선되는 상황에 대해 “당사자가 아니면 사람들이 그 문제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고, 개선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성공회대에도 장애학생 입학전형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장애 학생을 위한 제도 탄탄하게 받쳐준다면 “장애학생이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학교 구성원들도 인식이 바뀔 것”이라 한다.


더불어 우 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연대도 필요하다고 한다. “비장애인들도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원인을 학습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학습한다는 건 단지 어려움을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의 근본 문제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돈과 효율의 논리만 좇아가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문제를 공통의 몫으로 인식하는 것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라고 그는 말한다.









취재, 글=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