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마술가게의 소시오드라마 <삶, 포기>


청년의 삶과 문제를 담다


사회 문제를 다루는 연극은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관객들에게 문제를 던지는 데에 그친다. 소시오드라마는 독특한 구성과 적극적인 관객 참여를 통해 평범한 연극의 한계를 넘어선다.


■ 소시오드라마, 갈등 체험하며 문제 해결 유도

소시오드라마란 사회를 뜻하는 소시오(Socio)와 극을 뜻하는 드라마(Drama)가 합쳐진 말로, 집단의 문제와 갈등 상황을 체험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심리극이다. 역할연기와 기법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사이코드라마의 확장판이다. 사이코드라마가 개인의 감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소시오드라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소시오드라마는 워밍업, 액팅, 쉐어링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워밍업 단계에서는 특정 사회 문제에 대한 경험이나 사례를 이야기한다. 이후 액팅 단계에서는 워밍업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토대로 짧은 극을 만들어 시연한다. 참가자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체험한다. 주체나 객체 등을 경험하며 여러 가지 관점으로 사회 문제를 바라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쉐어링 단계에서는 느낀 점이나 소감을 나눈다. 액팅과 쉐어링 단계에선 배우와 관객 모두가 참여하여 함께 극을 만들어나간다.


▲ 마술가게 공연 포스터 ⓒ 마술가게
▲ 마술가게 공연 포스터 ⓒ 마술가게

■ ‘액팅’과 ‘쉐어링’으로 풀어내는 ‘N포 세대’와 세대갈등

소시오드라마는 주로 치료 기법으로 사용돼 실제 공연을 올리는 단체는 많지 않다. 그러나 성공회대학교 학회 ‘마술가게‘는 매해 정기적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마술가게는 지난 11월 3일 피츠버그홀에서 워크숍 공연 <삶, 포기>를 선보였다.

<삶, 포기>는 ‘N포세대’와 ‘세대갈등’이라는 주제로 안정적인 삶을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아버지와 양육에 자신의 삶을 쏟아 부운 어머니, 일하기 위해 결혼을 포기하는 첫째와 미술을 하고 싶지만 포기하는 둘째로 구성된 가족의 서사와 갈등을 그렸다.

마술가게는 워밍업 단계에서 한 시간 분량의 극을 진행한 후 액팅을 이어갔다. 액팅 단계에서는 가족 한 명 한 명이 관객들과 짝을 지어 즉흥극을 진행했다. 관객들 사이에서 육아에 지친 어머니에 대한 위로와 결혼을 포기해야 했던 첫째에 대한 조언이 오고 갔다. 아버지에게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학우도 있었다.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 주길 바랐던 한 관객은 아버지 배역의 배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마술가게 배우들이 성공회대 워크숍에서 시연 하고 있다. ⓒ 마술가게
▲ 마술가게 배우들이 성공회대 워크숍에서 시연 하고 있다. ⓒ 마술가게


액팅에 참여한 최다명 관객은 “내 상황과 너무 비슷해 몰입해 연기할 수 있었다”라며 “현실에선 할 수 없었던 말들을 용기 내어 말할 수 있는 기회” 였다고 연극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쉐어링 단계에서는 관객들과 배우들이 원을 그려 마주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극에 대한 감상, 자신의 이야기 등이 자유롭게 오고 갔다. 관객들은 대체로 우리 가족 같아서 몰입이 너무 잘 됐다는 평을 전했다. 장재영 관객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자신과 가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라며 “우리 가족 같아 공감되기도, 불편하기도 했다는 학우도 있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가능

소시오드라마 <삶, 포기>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소시오드라마는 사회적 문제를 던지는 것에 그치치 않고 관객들의 참여를 통해 연극의 이야기를 자신의 삶에 대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다양한 이들과 경험을 나누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를 진단하며 앞으로의 사회를 그려볼 기회를 갖는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의 경험을 제공하는 소시오드라마에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가능성이 담겨있다.










취재, 글=서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