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속에서 과열되는 팬덤


‘실시간 소통창구’ 증가를 둘러싼 아이돌 팬덤 문화의 변화


온라인을 통한 활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아티스트에게 더 많은 소통과 자신들이 원하는 언행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팬들이 많아졌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팬덤 문화가 급격히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 아티스트와 팬이 자유롭게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료 소통 플랫폼 ‘포켓 돌스’와 ‘버블’의 홍보 이미지다. ⓒ포켓돌스, 버블
▲ 아티스트와 팬이 자유롭게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료 소통 플랫폼 ‘포켓 돌스’와 ‘버블’의 홍보 이미지다. ⓒ포켓돌스, 버블


최근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레드벨벳 조이의 소통을 문제 삼는 게시글이 화제가 됐다. 팬들과 실시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료 소통 플랫폼 ‘버블’에 메시지를 많이 남기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팬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며 팬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소통의 압박은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아이돌이 SNS에 글을 올린 횟수를 표로 정리해 횟수에 따라 해당 아이돌을‘효자’ 혹은 ‘불효자’로 칭하며 더 많은 소통을 요구한다.



■ 온라인 공간 확장되자, 익명 뒤에서 압박 가하는 팬들


팬덤 문화가 갈수록 과열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온라인 공간 확장’에 있다. 과거 H.O.T,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이 활동하던 90년대에는 직접 발로 뛰어 아이돌 콘서트나 행사를 보러 가야지만 자신과 같은 팬들과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했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이 확장되면서 직접 만나지 않아도 팬덤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끼리 쉽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팬들은 자연스럽게 아이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며 보다 능동적인 소비자 형태로 변화했다. 나아가 트위터, 팬카페뿐 아니라 라이브 방송 플랫폼 ‘브이 라이브’, 유료 소통 플랫폼 ‘버블’, ‘유니버스’ 같은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팬과 아티스트의 실시간 소통 창구가 증가했다. 온라인 공간이 확장되자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아이돌에게 수많은 잣대를 들이밀고, 소통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아이돌에게 소통은 자율에서 해야만 하는 강제적인 ‘업무’가 됐다.



▲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의 팬이 뉴이스트 멤버들의 공식 팬카페 방문 수를 기록하는 트위터 계정이다. ⓒ트위터
▲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의 팬이 뉴이스트 멤버들의 공식 팬카페 방문 수를 기록하는 트위터 계정이다. ⓒ트위터


■ 아이돌, 상품 취급되고, 사생활 침해받는다


팬덤 문화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과열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아이돌 자체에 상품성을 부여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다. 회사는 연습생부터 ‘연애 금지’, ‘휴대폰 사용 금지’ 등과 같은 원칙을 내세우며 개인의 사생활 영역을 침해한다. 아이돌에 대한 지나친 상품성 부여로 인권이 침해되자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중문화 예술인 표준 전속 계약서’에 청소년 연예인에 대한 기본권 보호 조항을 추가하기도 했다.


책 『케이 컬처 시대의 뮤직 비즈니스』의 저자 김정섭 교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기업이 중심이 되어 ‘상품’을 만들어내는 구조이나,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아티스트가 중심이 되어 ‘음악’을 만들어 내는 구조라며 서로 비교했다. 과열된 팬덤 문화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아이돌’이 아닌 ‘음악’에 집중하는 시각이 필요한 시기다.










취재, 글=용현지 기자



⦁ 참고문헌

김정섭, 『케이컬처 시대의 뮤직 비즈니스』, 한울아케데미,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