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과 폭언에도 입 다무는 청년들


아르바이트생 33.4% 부당대우 경험


많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3명은 부당대우를 경험한다고 한다.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부당대우를 겪지만, 노동교육의 부재로 인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 1위에서 5위까지 5개의 항목 중 급여와 관련된 부당대우가 3가지 항목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 1위에서 5위까지 5개의 항목 중 급여와 관련된 부당대우가 3가지 항목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21년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은 아르바이트생 1,7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르바이트 중 부당대우 경험’ 설문조사 결과,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3명이 부당대우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겪은 부당대우는 ▲임금체불(42.6%)이 가장 많았으며 ▲휴게시간 및 근무시간 무시(33.2%) ▲수당 없는 연장근무(27.9%)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24.6%) ▲반말 등 인격모독(25.0%)이 뒤를 이었다.




■ 근로계약 없이 시작되는 아르바이트


박상혁 씨(25세)는 에어컨 설치 보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때 “근로계약서 작성과정이 생략되고 바로 현장에 투입되었다”라고 말하며 근로계약서 작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험을 언급했다. 또 다른 청년인 박은희 씨(24세)는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근무했다. 그는 학원 원장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사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며, 근로계약서 작성 요구를 무시 당했다.


유소희 씨(23세)는 한과 공장에서 주휴수당 미지급에 대해 신고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은 후에야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노동 계약의 기본이 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거나 부당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무시와 조롱


박은희 씨는 근무하던 학원 원장에게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니가 이곳이 아니면 이만한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냐”, “니가 어려 몰라서 하는 선택이니, 그냥 일해라”는 등의 모욕적인 발언들을 들은 뒤에야 퇴사할 수 있었다.


박상혁 씨의 경우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당시에 상관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면전에서 “저 새끼 왜 일을 이렇게 하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상사는 업무관련 질문을 하는 그의 모습을 다른 직원들에게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며 조롱했다고 전했다. 비슷한 피해를 본 황인정 씨(24세)는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던 곳에서 상사에게 매일 욕을 들으며 일했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 추가 근무해도 받지 못하는 추가수당


일당으로 급여가 지급되는 건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황인정 씨는 일이 평소와 달리 1~2시간 늦게 끝나도 추가수당 없이 정해진 급여를 받았다고 했다. 박은희 씨는 학원이라는 근무지의 특성상 학생들의 시험 기간마다 매 주말 6~8시간의 추가적인 근무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학원으로부터 추가 근무에 해당하는 급여를 일절 받지 못했다.


다양한 피해를 입은 이들의 공통점은 부당 대우에 대한 대처 방법을 몰라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공통으로 “노동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 인터뷰 말미에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이 더는 양산되지 않도록 노동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조기 노동인권 교육 제도화 시급


경남에서 도내 고등학생 총 6,1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인권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항목에 ‘없거나 모른다’에 답한 학생이 83.2%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노동교육이 조기에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는 “학생 대다수가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모르고, 이것이 권리로 보장돼 있다는 의식을 만들어 주지 못하는 현재의 교육은 반노동사회를 만들어 가는 교육”이라며 “노동이 보이지 않는 교육은 직장 갑질과 산재 피해가 판치는 헬조선 직장문화의 원인 중 하나로, 노동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직장문화 극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규주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는 “노동인권교육이 더 많은 학교 현장에서 더 내실 있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노동인권교육의 체계화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인권교육 관련 조례가 법령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역사회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취재, 글 = 황인정, 박은희, 유소희 기자



참고자료

잡코리아, '임금 부당대우 경험' 통계자료, 2021.

설규주, 「노동인권교육의 원칙 및 내용체계에 관한 기초 연구」, 한국사회과교육학회, 시민교육연구, vol.51 no.4,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