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청년 우울증 심각
학내 상담센터 찾는 학생도 크게 늘어나
최근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는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글이 적지 않게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면서 2030 청년층인 대학생 사이에서도 ‘우울’이 바이러스처럼 퍼져가고 있다. 이에 학내에서도 물리적 방역뿐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에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청년 우울증 6년 사이 약 3배 늘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1만 6,727명이다. 우울증 환자가 100만 명을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특히 전체 연령대에서 20대가 17만 987명으로 가장 많았다. 2014년도만 해도 20대 우울증 환자는 6만 1,850명에 불과했지만 매년 1~2만 명씩 증가해 2020년에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기분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닌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성공회대 학생상담센터 최 상담사는 “우울증과 우울감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감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상태라면 우울증은 우울감이 지속되어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 섦에 따라 청년 우울증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사람들과의 교류가 사라지고 사회·경제적 불안이 이어지면서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큰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본교에 입학한 A 학우는 “재수를 하면서까지 대학에 왔는데, 아직까지도 제대로 대학 생활을 즐겨본 적이 없다. 입학하고 내가 한 거라곤 집에서 원격수업을 들은 게 전부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과의 교류가 없다 보니 고립감을 많이 느꼈다.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됐지만 지금 시기에 그걸 해소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치료를 받을 만큼 우울증이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우 B 씨는 대학생인 자신에게 우울증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말하며, 사람들에게 우울증이 있음을 밝혔을 때 돌아오는 사회적 편견 섞인 말을 들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우울증으로 학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학업이나 대외활동보다는 우울증을 극복하는 상황이 나에게는 더 중요한 문제였다”고 그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내 정신 장애가 누군가에게 쉽게 인신공격의 수단으로 사용될 때마다 큰 상처를 받는다”고 말하며 우울증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더 완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최 상담사는 코로나19 이후 청년 우울증 비율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청년세대가 코로나 우울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이들이 한창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회 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청년들이 함께하는 공간은 문을 닫아버렸고 취업 시장의 문은 더 좁아지면서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학생상담센터, 인력과 공간 확충시급
일부 대면 수업으로 전환이 된 현재, 학내 학생상담센터의 상담 신청 비율이 증가했다. 최 상담사는 이런 현상에 대해 “대면 수업 전환으로 상담 신청자 비율이 높아졌다기보다 지금껏 참아왔던 학생들의 우울이 지금에서야 터져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지만, 학내 학생상담센터의 경우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 없이 진행되고 있다. 상담의 경우 학생과 일정을 잡아서 줌이나 스카이프 같은 비대면 화상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강이나 워크숍도 LMS 기반으로 온라인을 이용하고 있다. 원래는 대면으로 진행되던 프로그램들이지만 오히려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최 상담사는 다음 학기 전면 대면 전환 시에도 이와 같은 비대면 방식을 원하는 학생이 있다면 대면과 비대면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학생들은 우울 극복을 위해 학내 학생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린다. 상담센터는 위기를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거나 경제적인 이유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심리치료비 지원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더 많은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기에는 현재 학내 학생상담센터의 환경은 열악한 실정이다. 이에 최 상담사는 “학내 학생상담센터는 현재 인력 구성과 물리적인 공간 확보에 있어서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코로나19와 겹쳐 우울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내 학생상담센터를 찾는 학생들의 수 역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청년 우울증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학내에서 상담센터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을 즉각적으로 수용하기엔 현재 학내 상담센터의 공간은 협소하고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들의 심리방역체계 마련을 위해 꾸준히 학생상담센터와 소통하여 더 큰 수요 공간과 상담 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 성공회대학교 학생상담센터: 02-2610-4744
☎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취재, 글 = 신사랑 기자
⦁ 참고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보도자료 '스트레스로 기분이나 감정이 변하면“기분장애”질환 의심', 2021.04.05.